'잃어버린 얼굴 1895'라는 뮤지컬을 알고 있었다. 영상도 본 적이 있다. 내 첫 최애 배우인 김선영 배우가 2016년에 했기 때문에 아주 잘 기억하고 있는데, 그때는 내가 한국에 없을 때라 볼 수가 없었다. 그리고 솔직히 내 취향도 아니어서 딱히 끌리지 않았다. 2020년에도 올라왔었는데 코로나이기도 하고 굳이 이 작품을 보러 서울로 갈 생각도 없어서 난 이 작품과는 연이 없구나 하고 있는데 공연 실황을 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기에 주저 없이 예매를 했다.
영화관에서 최초로 본 공연 실황은 '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공연'이었다. 중간에 인터미션도 있어서 진짜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. 특히 공연이 끝나고 역대 팬텀들과 크리스틴이 나와서 노래하고 제작자(카메론 메켄토시)와 작곡가(앤드류 로이드 웨버)도 나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. 그 이후로 영화관에서 공연 실황을 하면 보는 편이다.
가장 최근에 본 공연 실황은 '웃는 남자'인데 실제 극장에서 보는 것 보다 영화로 보는 게 더 좋았다. 웃는 남자를 볼 때 좋은 자리에 앉아서 봤는데도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, 영화는 정말 가까이서 배우가 움직이는 손가락 하나까지 다 볼 수 있으니까 그 느낌이 더 잘 전달되었다. 음량도 솔직히 큰 차이가 없어서 영화관에서 공연 실황을 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그래서 뮤지컬 '잃어버린 얼굴 1895'도 취향극이 아니지만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아 예매를 한 것이다.
일시: 2021년 2월 27일 오후 5시 15분
장소: CGV 대구현대
좌석: I-7
가격: CGV 할인 쿠폰이랑 포인트 써서 1,970원에 봤다 ㅋㅋㅋ 룰루!
배우
명성황후: 차지연
민영익 : 최정수
고종: 김용한
김옥균 : 강상준
선화: 김선혜
대원군 : 금승훈
휘: 신상언
기대를 전혀 안 해서 실망도 하지는 않았는데 다시 볼 것 같지는 않다. 일단 내가 1막 초반에 졸았다. 졸만큼 지루했다. 내가 피곤해서 졸았다고 하기에는 전날에 아주 잘 잤기 때문에 내가 문제는 아닌 것 같다. 좀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1막 중반쯤이었다. 그때부터는 아주 깨끗한 정신으로 보기 시작했는데, 차지연 배우의 노래 실력에 감탄을 하면서 봤다. 그러나 내용이 좀 뻔했다. 마지막에 어떻게 될지 계속 앞에서 슬쩍슬쩍 힌트를 주는데 불안하기보다는 아,, 차라리 그냥 반전으로 마지막에 관객들을 놀라게 해서 더욱더 안타깝게 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.
넘버는 다 좋았고,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다. 무대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. 다만, 내용 전개가 난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. 하지만 사람들이 역사 왜곡이라는 등 미화한다는 등 부정적인 후기들을 많이 남기던데 그런 후기들을 읽고 가서 그런지 난 그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. 서울예술단에서 하는 거라 그런지 무용이나 군무 등이 스케일이 남달랐다. 나오는 배우들도 많고, 그런데 굿을 하거나 좀 보기 부담스러운 연출도 있어서 나에게는 좀 안 맞았다.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내용 자체가 밝은 내용은 아니긴 하지만 배우들이... 연기를 하고 나면 마음이 너무 힘들고 지칠 것 같았다. 특히 명성황후 역이나 휘 역이 정말 힘들겠다 싶었다. 보는 관객들도 힘드니 말이다.
고종 역에는 박영수 배우가 최고라고 하던데, 김용한 배우도 괜찮았다. 그리고 김옥균 역의 강상준 배우 뭔가 볼수록 매력이 있었다. 민영익 역의 최정수 배우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도대체 어디서 본 거지...? ㅋㅋㅋ
어쨌든, 영화관에서 공연 실황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인 것 같고 코로나 시국에 좀 더 많은 작품들이 영화관에 올라와서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. 나 같은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니까 말이다. :))
아, 3월에 EMK 뮤지컬 '몬테 크리스토' 올라오던데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. ❤❤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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